[갤러리이배] 허미회 Promenade entre deux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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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갤러리이배 댓글 0건 조회 9,302회 작성일 13-03-29 10:14작가명 | 허미회 Her Mi-Hei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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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기간 | 2013-03-27 ~ 2013-04-27 |
초대일시 | 2013. 3. 27 4 PM |
휴관일 | 무휴 |
전시장소명 | 부산시 해운대구 중2동 1510-1번지 1층 갤러리이배 |
관련링크 | http://www.galleryleebae.com 2433회 연결 |
허미회
Promenade entre deux ....展
갤러리이배는 2013년 3월 27일(수)부터 4월27일(토)까지 아크릴이라는 재료와 다양한 이미지를 사용해 다양한 모습을 띤 자기 자신과 유희하는 작업을 시도하는 허미회 작가의 'Promenade entre deux ...'전을 기획했다. 사진의 입체 효과를 극대화함으로써 회화 같은 사진, 사진 같은 회화라는 새로운 양식의 기법을 보여주고 있는 허미회 작가의 작업에서 상자의 의미는 각별하다. 이번 전시는 자기 탐색의 과정으로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계의 불확실성과 불완전성을 수수께끼 같은 아크릴 상자 속에 풍경으로 담고 있는 허미회 작가의 작업을 통해 삶에 대해 새롭게 인식하고 성찰하는 기회를 가져 보고자 하는 의도를 담고 있다.
허미회는 작업을 통해 자신이 직접 경험했거나 현재 경험하고 있는 공간과 시간의 모습을 보여준다. 어릴 때 종이인형을 오리고 인형에게 옷을 입히며 인형놀이를 했던 것처럼 작가는 자신의 작업을 하나의 연극놀이에 비유한다. 따라서 그의 작업에서 '나'라는 인물은 소재, 오브제가 되기도 하며 연기자, 예술가로서 존재한다. 그러므로 작품 전체가 작가 자신의 히스토리이며 개인적인 일기의 연장선상으로 볼 수 있다. 즉 작가는 일상의 경험과 상념을 투명한 공간에 기록하고 수집하면서 자아를 탐색하는 실험을 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작가는 ‘Elle’라는 작가의 예술적 경험을 통해 만들어진 현실적 개연성을 지닌 가상의 인물을 통하여 마치 스스로의 기록에 대한 증인처럼 작가 자신의 본연 혹은 변형된 모습 속에서 은밀히 자신의 자아를 해체해 보려는 시도를 하고자 한다. 이는 자아와 정체성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에 대한 하나의 접근방식으로 볼 수 있다.
누구나 가지고 있는 자기만의 비밀, 추억을 담고 있는 보석 상자처럼 작가는 투명상자라는 매개체를 통해 자신의 히스토리를 표현하고 있다. 텍스트와 이미지가 반영된 투명상자 속의 이미지들은 서로 겹치면서 안과 밖, 현실과 허구, 이미지와 물체, 글씨와 형상, 나와 타인의 경계를 유동적으로 만든다. 거기에는 일기의 단편들이 쉽게 공개되는가 하면 일상의 이미지들이나 과거의 경험이 ‘그랬던 것’으로서 오늘을 만난다. 이처럼 투명상자는 거울처럼 작가 주변의 삶을 반영하며 배우가 무대에서 가면을 쓰고 다른 사람을 연기하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따라서 작가에게 있어 상자는 작가의 사생활과 기억을 담고 있는 내적공간인 동시에 그 투명성으로 인해 안과 밖의 구분이 모호한, 시각적으로 열린 공간이기도 하다. 투명하지만 빛과 조명의 반사에 따라 아주 선명하지 않은 모호한 이미지를 연출하는 아크릴이라는 재료의 특성을 살려 작가는 이미지들의 중첩으로 인해 나타나는 여러 간극 간의 경계 허물기 같은 유희를 즐긴다. 따라서 모든 상황은 항상 가변적이며 열린 상태로서 불확실성으로 존재한다. 마치 우리 삶이 그렇듯이......
파리1 소르본느대학의 Jacques Cohen 명예교수는 허미회의 작업에서 현실의 시적인 불확실성을 지적한다. 그에 따르면 관람자들은 작가와 작가의 분신인 ‘Elle’를 통해 이미지와 글로 나타난 메시지를 읽고, 또 필사본과 타자본이 어우러진 미로에 반사된 그림자들과 디지털화된 그림자들이 어우러진 가운데 흩어져있는 자기 자신의 이미지를 발견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는 아름다움이 배어있는 모습 한가운데에서 흩어진 단편들의 반짝거림을 통하여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계의 시적인 불확실성을 발견하게 만든다고 평했다. 그리고 허미회의 공기와 빛 속에서 ‘그녀’의 상자들과 또 다른 ‘나’가 조응하기를 관람자들에게 기대한다.
작가는 필름에 전사된 사진이미지, 텍스트, 일상적 오브제를 투명한 아크릴 상자에 붙이거나 조합시켜 다양한 이미지들이 겹쳐지고 반사되는 설치작업을 한다. 작품내용에 따라 상자모양을 만들거나 보다 디테일한 작업인 경우 손으로 작업해야 하기 때문에 작업과정이 결코 간단하지 않다. 필름지를 아크릴에 붙이는 것은 높은 난이도의 숙련된 수작업을 요구되어 마치 동양화의 배접과 거의 동일하다.
허미회 작가는 프랑스 소르본느대학에서 조형예술학을 전공하고 동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2009년 귀국과 동시에 국내외적으로 활발히 전시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2003년 프랑스 리용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9회의 개인전을 모두 성공리에 마무리하였으며, 국내외 주요 단체전에도 참가하였다. 아크릴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자신의 히스토리를 다양하게 표현해 내며 자신만의 독특한 작품세계를 구축한 그의 작업은 프랑스 회화의 서정성과 감성을 그대로 표현한다는 점에서 프랑스 및 한국화단에서 이미 수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새로이 시도하는 한국적 정서를 담은 입체적 공간작업, 즉 그녀의 투명상자 속 이야기를 통해 함께 공감대를 형성해 보고, 또한 자신의 자아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기회를 가져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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